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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강화길은 소중한 친구에게 아프다는 말을 함부로 꺼내지 말라는 조언을 들었다. 사람들은 그 사실만으로도 누군가를 쉽게 판단하고, 때로는 그것을 약점으로 삼기도 하니까. 그렇기에 자신의 통증과 내밀한 마음을 꺼내놓은 첫 산문집 <낭만적으로 산다>는 그에게도 쉽지 않은 고백이었을 것이다.
작가에게 통증은 삶의 한 부분이 아니라 삶을 이루는 큰 축이다. 그는 자신의 내면을 너무 깊이 보여주는 것 같아 미안했고, 지금도 끝나지 않은 아픔을 이야기하는 일이 면구스러웠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이 책은 통증만을 기록한 산문이 아니다. 오히려 아픔과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기록한 글에 가깝다. 영화를 보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상 사이사이에 오래 숨겨두었던 자신의 마음을 조심스레 접어 넣은 한 장의 편지. 설령 누군가 자신을 판단하고 약점으로 삼더라도 끝내 전하고 싶었던 고백 말이다.
그에게 낭만은 현실을 잊는 일이 아니다. 아픈 몸으로도 요가를 하고, 영화를 보고, 글을 쓰며 자신의 일상을 살아가는 일이다. 이 산문집이 들려주는 것은 한 사람의 연약함만이 아니다. 그가 끝내 지키고 싶었던 삶과 소중하게 여겨온 것들에 관한 이야기다. 어쩌면 낭만은, 삶을 향한 시선을 끝까지 거두지 않는 마음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