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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곧 출발합니다." 첫 장을 펼치는 순간 뿌우, 뱃고동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시원하고 널찍한 판형 가득 푸른 바다가 펼쳐지며 제주로 향하는 여행이 시작된다. 어느 여름, 우연히 해녀들의 밥상에 초대받은 소윤경 작가는 어쩐지 마음이 이끌려 계속해서 제주를 찾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제주에 오래도록 머물며 해녀 삼춘들과 함께한 하루들이 이 책에 오롯이 담겼다. 물질을 마친 뒤 둘러앉아 나누는 밥상, 성게를 까는 손끝, 메밀꽃이 어우러진 풍경, 바다 냄새가 스민 골목이 생생하다.
모진 파도 속에서도 서로를 지켜 줄 것을 믿고 의지하며 함께 살아가는 해녀 공동체의 삶은 작가에게 나이듦에 대한 막연한 불안을 위로해 주었고,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물질과 바다에서 얻은 제철 먹거리로 차린 소박한 밥상은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보듬어주었다. 참외된장냉국, 성게비빔밥, 빙떡, 솔라니구이 등 제주 토속 음식의 레시피도 함께 실려 바다와 계절, 사람의 노동이 빚어낸 진짜 제주의 맛을 전한다. 책장을 덮고 나면, 마치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듯한 두근거림이 있다. 해녀들이 "오고셍이" 지켜 온 삶과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이 오래도록 마음에 머물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