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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00원, 1권 펀딩 / 목표 금액 1,000,000원
펀딩 중 (마감 2026-08-17, 출간예정 2026-09-03)

*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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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이야기꾼,
강이 들려주는 인류 문명의 기록


모든 문명은 강에서 시작되었다. 강가에서 인간은 처음 씨앗을 뿌렸고, 도시를 세웠으며, 신에게 기도했다. 왕들은 강을 차지하기 위해 전쟁을 벌였고, 상인들은 강을 따라 세계를 연결했다. 어떤 강은 신이 되었고, 어떤 강은 국경이 되었으며, 어떤 강은 제국의 심장이 되었다. 강은 단 한 번도 그저 물길에 머문 적이 없었다. 강은 신화였고, 문명이었으며, 역사 그 자체였다.
《세븐 리버》는 나일강, 다뉴브강, 갠지스강, 템스강, 미시시피강, 니제르강, 양쯔강이라는 세계를 바꾼 일곱 개의 강을 따라 인류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거대한 문명의 여정이다. 이 책은 세계사를 연대기로 나열하지 않는다. 강이라는 하나의 생명체를 따라가며 인간이 어떻게 자연과 공존했고, 자연을 지배하려 했으며, 그 과정에서 어떤 문명을 만들고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들려준다.
오늘날 강은 더 이상 세상을 연결하는 가장 빠른 길이 아니다. 거대한 선박이 바다를 가로지르고, 물류는 하늘과 육지를 통해 이동한다. 인간은 댐을 세우고 물길을 바꾸며 강을 개발의 대상으로 만들어버렸다. 그 결과 강은 바다에 닿지 못하고, 생명을 잃어가기도 한다. 그러나 강은 여전히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소다. 기후위기와 물 부족, 생태계 붕괴와 문명의 지속 가능성까지, 오늘날 인류가 마주한 가장 중요한 질문들은 여전히 강에서 시작된다.

강을 바라보는 일은 곧 인간을 바라보는 일이며, 문명을 이해하는 일이다.



출판사 서평

신화와 문명 그리고 역사가 만나는 곳, 강
우리는 흔히 역사를 왕과 제국, 전쟁과 혁명의 이야기로 기억한다. 그러나 인류의 가장 중요한 역사는 언제나 강을 따라 흘러왔다. 강은 인간이 처음 정착하고 도시를 세우며 국가를 건설한 공간이었고, 신화와 종교가 탄생한 성지였으며, 문명과 권력이 성장하고 충돌한 역사의 무대였다. 강은 자연과 인간, 신화와 문명,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장소이며, 인류가 남긴 가장 오래된 기록이기도 하다.
《세븐 리버》는 세계 문명을 대표하는 일곱 개의 강, 나일강·다뉴브강·니제르강·미시시피강·갠지스강·양쯔강·템스강을 따라 거대한 인류사의 흐름을 새롭게 읽어내는 문명사이다. 저자는 각각의 강이 어떻게 서로 다른 문명을 탄생시켰고, 어떻게 세계사의 흐름을 바꾸었는지를 방대한 역사와 생태, 정치와 경제를 넘나들며 흥미롭게 풀어낸다.

인간은 강에서 물만 얻은 것이 아니다.
신을 만들고, 도시를 세우고, 문명을 시작했다.


강은 인간에게 가장 먼저 생명을 제공했다. 풍부한 물과 비옥한 토양은 농경을 가능하게 했고, 강을 따라 도시가 들어섰으며 교역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강의 의미는 생존을 넘어선다. 사람들은 강을 신성한 존재로 숭배했고, 신화를 만들었으며, 강을 중심으로 삶과 죽음의 의미를 설명했다. 나일강은 고대 이집트인들에게 생명의 신이었고, 갠지스강은 지금도 수억 명이 신성하게 여기는 성스러운 강이다. 니제르강과 양쯔강, 다뉴브강 역시 각 지역 사람들의 문화와 정체성을 형성한 정신적 기반이었다. 강은 언제나 인간의 삶과 믿음, 문명이 하나로 만나는 공간이었다.

강은 문명의 경계였고 제국의 길이었다.
누가 강을 차지하느냐에 따라 권력의 지도가 달라졌다.


이 책은 강을 역사의 배경으로만 설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강 자체를 역사의 주인공으로 삼는다. 나일강에서는 이집트 문명이 태어나고 거대한 피라미드가 세워졌으며, 다뉴브강에서는 로마 제국과 오스만 제국, 합스부르크 제국이 충돌하며 오늘날 유럽의 질서가 만들어졌다. 니제르강은 사하라 종단 무역을 통해 서아프리카 제국의 번영을 이끌었고, 미시시피강은 미국의 팽창과 원주민 축출, 노예제도를 가능하게 했다. 양쯔강은 중국 통일과 경제 발전의 축이 되었고, 템스강은 산업혁명과 대영제국 그리고 세계 금융의 중심 런던을 탄생시킨 원동력이었다.
저자는 이처럼 서로 다른 시대와 대륙을 하나의 관점으로 연결한다. 강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역사와 지리, 정치와 경제, 종교와 문화, 생태와 환경이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그래서 《세븐 리버》는 단순한 세계사 이야기도, 환경 이야기도 아니다. 인간이 자연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문명을 발전시켜 왔는지를 보여주는 문명의 연대기다.

우리는 강을 따라 문명을 만들었다.
그러나 문명의 발전은 다시 강의 운명을 바꾸고 있다.


오늘날 강의 모습은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철도와 고속도로, 항공과 컨테이너 물류가 발달하면서 강은 더 이상 세계 교역의 유일한 통로가 아니다. 대규모 댐과 운하 건설, 도시 개발과 산업화는 강의 모습을 바꾸었고, 인간은 오랫동안 강을 통제하고 개발의 대상으로 여겨왔다. 그 결과 어떤 강은 바다에 닿지 못하고, 어떤 강은 오염과 생태계 파괴로 신음하고 있다. 한때 문명을 탄생시킨 강은 이제 기후위기와 환경위기의 최전선에 서 있다.
그렇다고 강의 의미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오늘날 우리는 강을 통해 인간 문명의 미래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물 부족과 수자원 분쟁,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의 위기는 모두 강과 연결되어 있으며, 강을 어떻게 대하느냐는 곧 우리가 어떤 문명을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강은 더 이상 단순한 교통로가 아닐지라도,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장소이며,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주는 살아 있는 공간으로 남아 있다.
《세븐 리버》는 그래서 과거의 이야기만 들려주는 책이 아니다. 인류가 어떻게 자연을 이용했고, 어떻게 자연과 공존하거나 충돌해왔는지를 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성찰하게 만든다. 강을 따라 펼쳐지는 일곱 개의 이야기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모인다. 문명을 만든 강을 우리는 지금 어떻게 대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미래를 선택할 것인가.
강은 단 한 번도 역사의 무대 뒤에 있었던 적이 없다. 신화가 시작된 곳도, 문명이 태어난 곳도, 제국이 흥망한 곳도, 오늘날 기후위기의 해답을 찾아야 하는 곳도 모두 강이다. 《세븐 리버》는 익숙한 세계사를 전혀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동시에, 인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특별한 문명사다.

일곱 개의 강을 따라 다시 읽는 세계사

▸ 나일강: 고대 이집트 문명의 탄생과 흥망성쇠, 오늘날 물을 둘러싼 갈등까지, 강과 문명이 함께 걸어온 시간의 길.
▸ 다뉴브강: 로마 제국과 합스부르크 제국을 잇는 물길을 따라 유럽의 역사를 움직였던 강의 이야기.
▸ 갠지스강: 신앙과 일상이 하나로 흐르는 성스러운 강을 따라 종교와 환경, 인간의 삶이 만나는 풍경.
▸ 템스강: 선사시대부터 국가의 형성, 산업혁명과 대영제국 그리고 오늘의 런던까지 영국의 시간을 품고 흐른 역사의 무대.
▸ 미시시피강: 신대륙 원주민의 삶과 개척의 신화, 노예제와 산업화, 세계적인 댐 수출 계획 등이 담긴 미국의 빛과 그림자.
▸ 니제르강: 사막과 초원, 황금과 소금, 제국과 식민의 역사가 교차하는 아프리카 문명의 중심지.
▸ 양쯔강: 황제의 제국에서 세계의 공장에 이르기까지, 거대한 강줄기를 따라 펼쳐지는 중국의 역사.

일곱 개의 강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인류의 역사를 만나게 된다.

목차

책머리에

RIVER 1 나일강
1장 오래된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2장 강 위의 정권 교체
3장 모든 것의 시작

RIVER 2 다뉴브강
4장 문명을 잇는 길, 제국을 가르는 경계
5장 국경을 넘나드는 강의 신들
6장 삼각주의 비밀

RIVER 3부 갠지스강
7장 신이 깃든 강
8장 점령당한 성스러운 물길
9장 강을 나누다

RIVER 4 템스강
10장 강의 탄생
11장 제국의 그림자가 드리운 강
12장 미래를 향한 관문

RIVER 5 미시시피강
13장 사라진 사람들, 사라진 문명
14장 강을 따라 팔려가는 사람들
15장 세계를 품은 강

RIVER 6 니제르강
16장 문명의 교차로
17장 오일 리버스
18장 이제 강의 주인은 누구인가

RIVER 7부 양쯔강
19장 대운하, 제국의 혈관
20장 하루살이의 교훈
21장 가라앉는 도시

맺음말
감사의 말

책 속으로

강이 무엇보다 특별한 이유는 인류의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강은 늘 익숙하게 우리의 풍경 속에 존재해왔으며, 우리가 이름을 지어 부르는 땅, 삶의 터전은 강을 따라 이루어져 왔다. 인류는 물을 대부분 강에서 얻었다. 1만 년 전 요르단 계곡의 예리코에서부터 기원전 7000년의 인더스 문명과 그 이후까지, 강은 인류 문명의 생명수였다. 강은 오래전부터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시켜주었다. 식수를 제공하고, 항로와 교역의 길을 열어주었다. 그러나 이러한 기본적인 필요는 길고 긴 이야기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 강은 언제나 권력과 부의 문제와 떼려야 뗄 수 없이 얽혀 있었다. 핵심은 언제나 누가 수로와 운하, 강 하구의 군선들을 차지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물은 중력에 따라 아래로 흐르지만, 《캐딜락 사막》의 저자 마크레이스너가 말했듯이 “돈이 있는 곳을 향해 거슬러 오르기”도 하기때문이다. _6쪽

신왕국 시대의 파피루스에는 권력이 강줄기를 따라 어떻게 투사되는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기록이 남아 있다. 왕국이 분열을 거듭하던 제2중간기 무렵, 두 명의 통치자와 하마를 둘러싼 기싸움이 바로 그것이다. 당시 통치자 중 한 명은 삼각주 인근의 아바리스에 근거지를 둔 이민족 왕조 힉소스의 아페피였고, 다른 한 명은 테베를 기반으로 그와 첨예하게 대립하던 제17왕조의 세케넨라 타 2세였다. 어느 날, 아페피는 사신을 보내 테베의 세케넨라에게 황당한 항의와 요구를 전했다. 테베 동쪽 강가 습지에 사는 하마들 때문에 밤마다 잠을 설친다는 내용이었다. 아페피는 “밤낮없이 귀에 들러붙는 하마 울음소리 때문에 도무지 눈을 붙일 수가 없다”라며 세케넨라에게 하마들을 쫓아낼 것을 종용했다. 300마일이나 떨어진 곳에서 날아온 이 희한한 요구에 세케넨라는 깊은 고민에 빠지지만, 안타깝게도 파피루스가 손상된 탓에 그가 어떤 결단을 내렸는지는 알 길이 없다. 학자들은 아페피가 던진 이 무리한 요구의 함의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는다. 그중 하나는 세케넨라가 제 땅의 하마조차 통제하지 못하는 무능한 통치자라는 점을 아페피가 교묘하게 꼬집었다는 분석이다. 당시에는 자연을 다스리는 능력이 파라오의 핵심 자질로 꼽혔기 때문이다. _25쪽

연회에서 프란츠 요제프 황제는 참석한 군주들을 환영하며 다음과 같이 축사를 건넸다. “다뉴브의 물결이 두 나라의 강변을 고루 적시듯, 이 물길은 인접한 우호국들의 공동 이익과 굳건한 유대를 상징할 것이오.” 수 세기 전 트라야누스 황제가 그러했듯, 프란츠 요제프 역시 철문 협곡의 험난한 통행 문제가 완전히 종식되었음을 선포했다. 그는 이 위대한 강줄기에서 자유로운 항해를 가로막던 마지막 장애물이 제거되었다고 선언하며 승리감에 젖었다. 그러나 훗날 밝혀진 뒷이야기는 사뭇 달랐다. 오스트리아-헝가리측은 이미 운하 설계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운하가 완공되어 가장 큰 이득을 볼 세력은 자국보다는 경쟁 관계인 루마니아와 러시아의 곡물 무역상들이었기에, 설계상의 결함을 굳이 바로잡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속내를 감춘 군주들은 헝가리 정부가 준비한 황금 잔에 술을 가득 채워 ‘영원한 우정’을 위해 건배했다. 화려한 연회가 끝나자, 그들은 각자의 야심을 품은 채 다시 갈 길을 떠났다. _123쪽

갠지스강 유역의 성지를 둘러싼 쟁탈전은 때로 권력 찬탈이나 복수의 수단이 되기도 했지만, 이것이 늘 종교적 대립 때문만은 아니었다. 같은 힌두교 내에서도 정치적·영토적 이해관계에 따라 갈라진 세력들이 서로 경쟁하며, 그 약탈 행위를 도리어 신앙심 깊은 행동으로 포장하곤 했다. 7세기 팔라바 왕이 경쟁국의 사원에서 코끼리 신가네샤 상을 훔쳐 오는가 하면, 반세기 뒤에는 찰루키아 군대가 북인도 사원에서 강가와 야무나 여신상을 통째로 빼앗아 데칸 지역으로 옮겨간 사례가 대표적이다.20 하지만 그 어떤 치열한 다툼 속에서도 갠지스의 물줄기 자체는 논쟁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갠지스강의 물은 종교를 초월해 누구에게나 절대적인 가치로 대접받았기 때문이다. 1320년대 델리 술탄국의 무함마드 이븐 투글루크는 통치권을 남쪽 깊숙이 확장한 뒤, 오직 자신이 마실 용도로 갠지스강의 물을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남부 수도까지 운반하게 했다. 17세기 벵골의 무슬림 통치자들 역시 즉위식의 정화 의식에 힌두교 성지인 강가 사가르의 물을 즐겨 사용했다.21 심지어 무굴 제국의 황제들도 이 신성한 물에 매료되었다. 16세기 아크바르 대제의 전통을 이어받아, 1857년 인도 항쟁 이후 폐위된 마지막 황제 바하두르 샤 2세까지도 평생 갠지스 강물만 고집하며 마셨다고 전해진다. _176쪽

1858년 여름 템스강을 덮친 ‘대악취’ 사건은 템스강과 영국의 여러 물길을 좀먹던 ‘오물 병’의 심각성을 대중에게 각인시킨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영국 역사상 가장 지독하고 악명 높은 악취가 권력의 심장부인 국회의사당 바로 앞 강둑에서 터져 나왔다. 하수와 온갖 부패한 물질들이 내뿜는 황화수소가 오랜 시간 강둑에 켜켜이 쌓인 결과였다. 이 사건은 마침내 공공 예산을 투여해야 한다는 정치적 의지를 강제로 일깨웠고, 템스강은 ‘제국의 심장부에 자리한 수치’로 불리게 되었다. 당시 런던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도심의 하수를 도시 밖으로 완전히 밀어내는 것이었다. 이 난제는 1860년대에 이르러 엔지니어 조지프 바절제트의 설계 덕분에 마침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그는 템스강으로 곧장 쏟아지던 하수의 물줄기를 과감히 돌려 강과 평행하게 뻗은 두 줄기의 거대한 ‘차단 하수관’을 구축했다. 오물은 이 거대한 관을 따라 하류의 펌프장까지 쉼 없이 흘러갔다. 그곳에서 하수는 다시 하류 쪽 템스강으로 방류되었는데, 이는 사실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했다기보다 하류 지역으로 책임을 넘겨버린 셈이었다. _279쪽

1856년 1월, 마거릿 가너는 칠흑 같은 밤을 틈타 남편과 자녀들 그리고 일행과 함께 켄터키 강둑에서 꽁꽁 얼어붙은 오하이오강을 건너는 데 성공했다. 그들은 신시내티 밀크리크 너머 스토어스타운십의 한 흑인 가정에 몸을 숨기며 잠시 자유의 공기를 마셨다. 그러나 그들의 운은 거기까지였다. 다음 은신처로 옮기기도 전에 연방 보안관과 부하들이 들이닥쳤다. 체포되는 절체절명의 순간, 마거릿은 어린 딸 메리를 칼로 찔렀고 다른 자녀들마저 해치려다 제지당했다. 자식들이 다시 짐승 같은 노예의 삶으로 끌려가게 하느니 차라리 제 손으로 죽이겠다는, 인간으로서 헤아릴 수 없는 절망적인 선택은 훗날 토니 모리슨의 퓰리처상 수상작인 소설 《빌러비드》의 모티프가 되었다. 이 사건은 당시 미국 사회를 거대한 충격에 빠뜨렸다. 하지만 법정은 그녀를 자식을 죽인 살인범이 아닌, 주인의 재산을 훔쳐 달아난 ‘도망 노예법 위반자’로 유죄판결을 내렸다. 마거릿은 남편과 생이별한 채 자녀들과 함께 다시 미시시피강을 따라 남쪽으로 압송되었다. 그 비극적인 여정 중에 딸 실라는 사고로 목숨을 잃었고, 마거릿은 뉴올리언스에서 주인에 의해 낯선 곳으로 또다시 팔려 갔다. _349쪽

순디아타가 제국의 기틀을 닦은 상징적 인물이라면, 그다음 세기에는 그야말로 전 지구적인 명성을 떨친 후계자가 등장했다. 바로 말리 제국의 통치자 만사 무사였다. 그는 강을 중심으로 세계경제가 움직이던 14세기에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낸 인물이었다. 그의 통치 아래 제국은 최대 규모로 팽창했다. 영토는 오늘날의 기니에서 시작해 니제르강 내륙 삼각주를 지나 젠네와 팀북투 같은 교역 중심지를 아울렀으며, 강줄기가 남쪽으로 굽어지는 니제르 벤드 부근의 가오까지 동쪽으로 길게 뻗어 나갔다. 만사 무사는 당대 가장 부유한 왕으로 칭송받았고, 그의 땅을 흐르는 시냇물에는 금이 섞여 흐른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돌았다. 이 지역의 압도적인 부는 1320년대 만사 무사가 성지순례, 즉 하즈에 나서면서 전 세계에 각인되었다. 8만 명의 수행원과 500마리의 낙타를 거느린 이 거대한 순례 행렬은 경건함과 부, 세련된 위용이 결합된 장관 그 자체였다. 순례 도중 카이로에 들른 만사 무사는 맘루크 칼리프를 만나 국경 지역의 침략자들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특히 그는 머무는 곳마다 아낌없이 금을 베풀었는데, 나일강을 떠날 무렵에는 이 지역의 물가가 무려 20퍼센트나 상승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였다. _408쪽

양쯔강 하구에 자리 잡은 거대 도시 상하이가 서서히 가라앉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처음 발견된 것은 1921년이었다. 그 이후 정기적인 관측이 시작되었으나 상하이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침하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지반침하 현상은 도시가 급격히 팽창하기 시작한 19세기부터 이미 진행되어온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이 활기찬 항구도시로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고, 전례 없는 대규모 건축 붐이 일어났다. 수많은 건물의 육중한 무게는 양쯔강 하구의 유난히 연약한 지반에 고스란히 쌓이며 땅을 짓눌렀다. 1950년대에 이르자 도시는 연간 10센티미터라는 무서운 속도로 가라앉고 있었다. 여기에 과도한 지하수 추출도 치명적인 역할을 했다. 발밑에서 물을 더 많이 뽑아 올릴수록 지반은 더욱 내려앉았다. 어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하이는 1800년대 후반 이래로 지금까지 무려 3미터 이상이나 침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_517쪽

지은이: 버네사 테일러 Vanessa Taylor

영국 그리니치대학교에서 강과 물, 환경사를 연구하는 역사학자다. 수많은 연구를 발표했으며, BBC History Magazine에 기고했고 영국 Channel 4에도 출연했다. 특히 템스강 역사 분야의 최고 전문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머지강, 템스강, 로스앤젤레스강, 스토어강 유역에서 성장했으며, 현재는 런던에 살고 있다.


옮긴이: 박은영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다양한 분야의 번역과 집필 활동을 해왔다.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와도 작업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마르셀 프루스트를 찾아서》, 《나는 소속되고 싶다》, 《기묘한 골동품 서점》, 《아주 작은 친절의 힘》, 《위험한 세계사》, 《정체성 수업: 자신에게 몰두하는 일은 왜 인생을 망치는가》, 《최소 저항의 법칙: 인생에서 원하는 결과를 만드는 방법》, 《위대한 파괴자들: 세상에 도전한 50인의 혁명가》, 《침묵, 삶을 바꾸다: 침묵이 우리에게 말하고 싶은 것들》, 《여자로 나이든다는 것》, 《국경 없는 의사회: 인도주의의 꽃》, 《커피의 역사》, 《냉혹한 친절: 친절의 가면 뒤에 숨은 위선과 뒤틀린 애정》, 《돈을 사랑한 예술가들》 등이 있으며, 《북극의 눈물》, 《100인의 책마을》(공저) 등을 집필했다.


도서 정보



도서명: <세븐 리버>

주제 분류:
국내도서 > 역사 > 세계사 일반
국내도서 > 역사 > 테마로 보는 역사 > 문명/문화사

펴낸곳: 미래의창
판형: 152*225mm / 640쪽
정가: 32,000원
출간일: 2026년 8월 20일 (예상)

※ 표지 및 본문 이미지, 일정 등은 출판사 사정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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