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이름을 몰라 부르지 못했던 ‘그거’들의 이름을 찾아주었던 《그거 사전》이 두 번째 이야기로 돌아왔다. 홍성윤 기자의 《그거 사전 2》는 사물의 역사와 세계를 이해하는 첫걸음에서 더 나아가, 사물의 아주 세밀한 구석과 뜻밖의 영역으로 시선을 확장한다. 저마다 제각각의 이름으로 불러온 사물들과 잘못된 이름으로 굳어진 물건들, 이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본 적 없는 작고 사소한 것들까지 우리가 미처 몰랐던 진짜 이름과 숨어 있던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명쾌하게 파헤친다.
사물의 이름을 찾는 것은 단지 단어를 모으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모자 위 둥근 단추 ‘스쿼치’에 얽힌 유래를 쫓고, 방화문 손이 ‘패닉바’ 탄생 뒤의 비극을 살피며, 호텔 침대 위 ‘베드 러너’의 진짜 용도를 파헤친다. 책장을 넘길수록 매일 보면서도 존재를 인식조차 하지 못했던 것들이 정체를 드러낸다. 대충 ‘그거’라고 뭉뚱그려지던 사물에 제 이름을 찾아주는 순간, 밋밋했던 우리 일상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진 무대로 거듭난다. 반복되는 평범한 하루 속에 모르고 지나칠 뻔한 사물의 진짜 이름을 알아채는 소소한 재미는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는 기쁨을 가져다줄 것이다.
이 책은 거창한 이론 대신 무심코 지나치던 사물들을 깊이 있게 관찰하는 태도에서도 진짜 교양이 시작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기자의 시선으로 작은 부품 하나에도 탄생의 이유와 시대적 배경이 담겨 있음을 짚어내고 잘못 불리던 사물의 진짜 이름을 파헤치며 예리하게 해부한다. 사물을 바라보는 독자의 눈을 한층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이 유용한 교양은, 주변 환경을 새롭게 지각하고 탐구하게 만드는 기분 좋은 자극이 된다.


시작은 귤 알맹이에 달린 하얀 실과 배달 피자 한가운데에 꽂힌 삼발이였다. 그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날 여기까지 데리고 왔다. 늘 우리 곁에 있지만 정작 이름은 모르는 사물들이 눈에 밟혀 《그거 사전》을 썼고, 분에 넘치는 관심과 공감을 받았다.
관심과 함께 당도한 것은 다른 질문이었다. “이것도 이름이 있나요?” 버스가 떠난 뒤에 정류장에 도착한 승객처럼, 책에 미처 탑승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쭈뼛거리며 서 있었다. 그래서 모았다. 셔츠 뒤에 달린 고리’처럼 평소에는 호명할 일도 없는 하찮은 물건. ‘키보드의 F키, J키에 볼록한 요철’처럼 이름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한 사소한 부속. ‘뒤집어 쓰면 은행강도로 오해받는 복면’처럼 하도 낯설어 매번 이름을 까먹는 사물. 무명은 아니지만 무명이나 다름없는, 망명(忘名·잊힌 이름)의 망령들에 주목했다.
전작이 먹고 마시고 걸치고 거닐며 마주치는 사물들을 유형별로 조명했다면, 이번 책에서는 우리가 사물을 대하는 ‘태도’에 초점을 맞췄다. 이름이 있는지조차 몰랐던 그거. 그저 손가락으로 가리키기 바빴던 그거. 사람마다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그거. 너무 낯설어서 듣고도 이해하지 못한 그거. 책을 읽으며 “맞아 나도 그랬어”라고 공감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아무리 하찮은 물건이라도 떠들썩한 탄생기와 시대적 소명을 담고 있음을, 그리고 이름은 그 모든 흔적의 장부임을 믿는다. 사물들의 잊힌 이름을 되찾아주는 여정은 꽤나 즐거운 경험이었다. 독자 여러분에게도 이 책과의 만남이 ‘알아두면 쓸모 있고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험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호밍 돌기는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작지만, 사용자의 접근성에 있어서는 큰 차이를 만든다. 순전히 디자인을 위해 호밍 돌기를 없애기도 하는데, 이 경우 갈 곳 잃은 손가락들이 자연스럽게 디자이너를 향한 삿대질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호밍 돌기는 인체공학과 사용자 경험을 고려한, 그러면서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디자인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_키보드 F랑 J 위에 오돌토돌한 그거
케이블 타이는 ‘묶어야 할 것이 있는’ 모든 곳에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_케이블 묶을 때 쓰는 플라스틱 고리 그거
동서양을 막론하고 새로운 사물이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이름을 정할 수 있는 가장 쉽고 짧은 길을 택한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형용모순은 소통의 간명함에 비하면 사소할 뿐이다.
_자전거 탈 때 얼굴 가리는 튜브 같은 목도리 그거
사람들은 혁신에 쉽게 열광한다. 세상을 바꾸겠노라 선언하며 등장한, 선의로 포장한 아이디어는 때론 너무 반짝여 실체적 빈약함을 감춘다. 혁신이란 이름의 착시에 현혹된 이들은 실현 가능성을 따져보지 않고, 지속 가능성을 외면한다.
_놀이터에서 뱅글뱅글 돌아가는 놀이기구 그거
광둥어, 네온사인, 그리고 대나무 비계에 이르기까지, 홍콩다움을 규정하던 것들이 하나둘씩 지워지고 있다. 어떤 사물은 과분하게도 한 시대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법이다. 그래서 그 물건이 쓸모를 다해 퇴장할 때면, 마치 당신의 가장 아름답고 찬란했던 시절 화양연화도 이제 끝낼 때가 됐다는 말처럼 느껴지기 마련이다. 어떤 홍콩인들이 대나무 비계에 마음을 쏟는 것은 이런 이유다.
_공사장 건물 둘러싼 정글짐 같은 그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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